오늘의 순서 🍯🧂☕ 🗞️ 이번주 미디어 뉴우-쓰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서 해학의 민족 끼를 숨기지 못하는 짤들이 퍼지고 있습니다.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나와 집회에 참여하는 것과 더불어 재기발랄한 깃발들이 눈에 띈다고 하는데요. 시민들은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제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 등을 결성해 거리로 나섰다. 내향적인 성격의 한 시민은 자신이 내향인임을 괄호 안에 적으며 소심한 성격을 드러냈다. 비상계엄과 탄핵 등 엄중한 시국에 피로감을 호소하며 “왜 나를 거리로 나서게 만드냐”고 탄식하는 듯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기사 원문으로 가서 유쾌한 깃발 잔뜩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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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Free Speech’로 번역되는 파르헤지아는 풀어 설명하면 ‘두려움 없이 진실 말하기’를 의미한다. 즉, 자신이 진실이라고 여기는 것을 처벌이나 후환에 대한 두려움 없이 솔직하게 말하는 행위와 관련된다. 고대 아테네에서 파르헤지아는 민주적 도시국가의 조화로운 삶에 봉사해야 하는 시민의 특권이자 의무였으며, 미덕이자 삶의 기술이었다. 민주적 시민에게 그리고 민주사회의 지도자가 되려는 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으로서의 파르헤지아는 진실에 대한 용기, 즉 진실과의 대면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그리고 그 진실을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의미한다. 진실과 대면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그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시끌벅적한 한주였습니다. 근 몇년간 사회적 스트레스라고 여겨왔던 것들이 약간은 별 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생각되고, 아직도 이게 진짜 현실이 맞는지 꿈처럼 느껴집니다. 오늘은 역사, 진실, 용기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콘텐츠를 들고 왔습니다. 요번주도 화이팅 하세요 따숩게 입으시고요 많이 추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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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꼬집] 나는 계엄군이었다
[두 꼬집]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세 꼬집] 아로새겨진 기억의 민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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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광주 5·18 민주화 운동에서 당시 계엄군의 시각에서 바라본 기록이 담긴 KBS 특집 다큐멘터리 입니다. 당시 계엄군이었던 최병문씨의 이야기를 취재진이 몇 차례의 시도와 요청 끝에 들을 수 있었는데요. 당시 충격적이고 끔찍했던 상황을 계엄군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최병문씨는 현재까지도 죄책감과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괴로움을 느낀다며 솔직한 고백을 어렵게 이어갑니다.
살인을 주도한 권력은 관망하고 군인과 시민이 싸우며 무고한 생명들이 져버린 역사 속 감추고자 했던 진실이 잘 담겨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이번 일에 현장 투입된 계엄군도 얼마나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을지 생각해보며 시청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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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가장 많은 안부를 물은 한 주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안보를 책임지는 국가 원수의 비상계엄 선포와 총검을 찬 계엄군의 국회 난입, 한국 민주주의가 다시 한번 흔들린 6시간. 그 속에서 꿋꿋이 견디고 막은 민주주의 시민들이 있기 때문에 이번 주도 무사히 인사를 나누고 있는 것이겠죠?
최근 한국은 참 어지러웠습니다. 경제 불황과 양극화, 다양한 사건 사고들로 인한 세대와 성별의 갈등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래왔듯, 우리 민족은 가장 힘들고 위기인 순간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금의 우리가 안온하게 살 수 있도록 나라를 지켜준 이들을 다룬 영화를 한 편 소개해 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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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시인 윤동주와 그의 영원한 벗이자 사촌형이었던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일대기를 그린 전기 흑백 영화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시인인 윤동주 시인이 의사가 되라는 아버지의 반대에 무릅쓰고 왜, 지금 우리가 사랑하는 시를 쓰게 되었었는지, 그 시에는 어떤 마음들이 담겨 있었는지를 고스란히 따라갈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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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동주가 재밌는 점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송몽규 독립운동가를 조명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송몽규는 사촌동생인 윤동주와 달리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투신하여 체제에 맞서 싸우는 인물입니다.
사라진 민족의 정체성과 자유를 상실한 조국의 현실을 시를 통해 저항했던 윤동주, 조국을 너무 사랑해 온몸을 바쳐 희생한 송몽규. 성격도, 독립을 대하는 방식도 달랐던 두 사람이지만 결국 두려움을 직면하고 나라를 사랑했다는 점을 통해 우리는 그 시대의 다양한 사람들을 떠올리고,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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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간에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서 애국심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이 시대의 유관순, 윤동주, 윤봉길은 없다고들 하죠. 그러나 지금 어떤가요? 위기의 순간에 두려움을 직면하고 거리로 나와 다시 한번 나라를 지키려는 2024년의 유관순, 윤동주, 윤봉길이 있습니다.
역사가 이 모든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부디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진실을 대면하고, 두려움 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용기를 갖는 연말이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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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어색해졌던 친구와 화해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상황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화해를 했음에도 어색함이 남아 다시는 과거의 관계로 돌아가기 힘든 경우도 있었을 겁니다.
저는 우리와 일본의 관계가 마치 그렇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일제강점기라는 비극의 시간을 견뎌낸 우리는 자연스럽게 일본에게 적대감을 품을 수 밖에 없는 민족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그런 적대감도 점차 희미해져 갔는데요. 2000년대 초반부터는 일본 문화에 대한 소극적인 개방을 시작으로 우리는 비슷한 문화권을 공유하면서도 다르게 발전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의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반대로 일본은 한국의 드라마와 뷰티에 관심을 가지면서 지금은 서로 뗄래야 뗄 수 없이 좋아하는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선조들이 일본군에 의해 처참한 일들을 당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그 기록들은 우리에게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데요. 우리와 관계없어 보이면서도 우리와 큰 관련성을 지닌 비극적인 역사에 대한 다양한 영화 중 기억에 남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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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는 우리 삶 속에 함께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인데요. 비록 스크린이지만 숨기고 싶은 아픈 역사를 마주하는 것은 우리에게 편치 않은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그런 관객을 배려했는지 <아이 캔 스피크>는 관객이 준비되었을 때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도록 밝은 분위기의 코미디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요.
재래시장에서 수선 일을 하며 구청에 수 십년 간 8천 건의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리스트 1호 인물 나옥분(나문희 분)과 9급 구청 공무원 박민재(이재훈 분)가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로 귀여우면서도 코믹한 신경전을 아주 재미있게 그리고 흐뭇하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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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일본군 위안부는 역사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 중 하나인데요. 고등학교 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계신 '나눔의 집'으로 봉사를 갔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서 인지도 모릅니다. 기억하기도 힘든 끔찍한 일들을 겪고도 꿋꿋하게 살아남으신 할머니들은 그런 고통의 세월을 등에 지었음에도 고등학생 남자 아이가 부르는 트로트에 박수를 치며 소녀처럼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이시기도 했었는데요. 지금은 제가 뵈었던 분들 중 단 두 분만 살아계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지만 제 기억속에서는 그때처럼 계속해서 해맑은 모습으로 살아계실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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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집은 최근에 많이 변했습니다. 일본군 피해자들의 보조금을 부정 수급하거나 횡령한 소장이 징역을 확정받기도 하는 등의 일들이 있었는데요. 이런 사실을 알게될 때면 과연 진짜 적이 누구인지, 인간은 선한 존재가 맞는 지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라는 말이 와닿는 요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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